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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는 점포셰어링 전략
요식업 창업에 도전할 때,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아마도 점포 임대료일 것이다. 물론 자금에 여유가 있어 자신의 점포를 운영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창업초기에 아직 인지도가 없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점포를 임대해서 사용하는 경우, 매달 지불하는 임대료는 창업자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온다. 실제로도 홍보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성공 가능성이 있던 음식점들도 임대료를 제때 지불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발생되고 있다. 이렇듯 요식업 창업에서 점포임대료에 대한 문제는 핵심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불황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점포임대료를 절약하기 위한 독특한 아이디어가 유행하고 있다.
점포셰어링이라는 이 아이디어는 한 점포에서 시차를 두고 두 가지 업종을 영업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매장을 운영하고 있던 업주가 자신이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시간에 다른 창업자에게 매장을 대여 해주는 것으로 대여비는 통상 본 월세의 1/3 정도이다. 일종의 공유경제라고도 할 수 있는 점포셰어링은 업주 입장에서는 매달 지급되는 임대료를 줄일 수 있고, 창업자 입장에서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어, 서로에게 득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점포셰어링의 성공사례를 알아본 후, 점포셰어링을 통한 창업시 주의점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낮 12시 서울시 서초구 한 일식 주점. 123㎡인 내부공간에 차려진 닭갈비, 돈육 곤약조림, 떡볶이, 감자볼 튀김, 만둣국, 김치 등 메뉴들을 직장인 15명 정도가 취향에 따라 접시에 담고 있었다. 30분쯤 지나자 60~70명이 몰려 들어왔다. 이미 수용 가능 인원(80명)을 넘겨 뒤늦게 온 손님들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원래 저녁에 주로 일본술(사케)과 안주를 팔던 이 가게가 점심시간 ‘한식 뷔페’를 운영하기 시작한 건 이달 초,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매일 새롭게 먹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열흘도 채 안되어 이곳은 점심시간에 손님이 밀려드는 식당으로 탈바꿈하였다. 이날 이곳을 찾은 손님은 121명이었다. 자영업계에 경기 불황과 임대료 증가라는 이중고가 이어지면서 한 공간에서 ‘낮에는 뷔페, 밤에는 술집’을 운영하는 수익모델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음식업의 점포셰어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곳은 서울 시내 강남, 삼성, 종로, 여의도 등 직장인이 많은 지역이다. 일반음식점이 한정돼 있을뿐더러 손쉽게 넓은 공간에서 취향에 따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강남역에 위치한 그럴싸한 건물 2층의 큰 호프집이라면 월 250만~300만원 정도에 ‘점포셰어링’이 가능하다. 기존 매장의 인테리어와 주방 설비를 그대로 활용하는 조건이다. 사실 이 같은 매장 운영 방식이 완전 새로운 것은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호프집이나 치킨집에서 매출 향상을 위해 시도해왔던 방식이다. 과거 방식은 저녁 장사 이후 시간을 쪼개 점심식사 판매까지 하는 등 업주들로서는 ‘중노동’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엔 ‘공유 경제(공간을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 시스템을 도입해 단순한 매출 올리기보다는 효율적 공간 활용까지 노리는 것이 특징이다. 업주들이 점심시간 동안 가게를 다른 사업자에게 빌려주거나 점심 담당 계약 프리랜서를 둬 점심시간 매장을 운영하기도 하고 업주는 점심시간 운영에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저녁 본업에 주력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기존 업주와 점심사업 운영을 희망하는 이들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전문중개업체 창업자 대표에 의하면지난 10월부터 영업을 시작하여 “하루에 기존 매장업주들에게는 3~5건, 임대를 원하는 사업자들에게는 7~10건씩 ‘매장 공유’ 문의가 온다고 설명하였다. 그는 이어 “기존 자영업자는 매장 공유를 통해 임대료 부담을 덜고, 창업자는 소자본으로 시장에 진입하여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보 창업자가 실패하지 않고 시장에 진입하여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강남 한복판에서 소규모 자본을 들여, 자신이 장사에 적합한지 스스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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